<더 퍼스트 슬램덩크> 후기
90년대 학생시절부터 소장하고 있던 만화책의 주인공들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임이 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상영을 위해 극장의 조명이 어두워지고 만화책과 비디오테이프(TV판)를 통해 봤던 인물들이 등장할 때 순간 그 시절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원작을 충분히 살렸나?
일본에서는 이 부분 때문에 <아바타 2>와 <스즈메의 문단속>을 제치고 일본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면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의견이 나왔다.
워낙 원작 자체를 수도 없이 보고 그 감동을 극장판에서도 고스란히 느끼고픈 팬들에게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원작에 있던 내용만 모두 표현하는 것 자체만으로 열광할 테니 말이다.
극장판에서는 원작 팬들에게는 알지 못했거나 또는 알고 싶지 않았던 내용이 포함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이 작품을 집중하는데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원작을 외우다시피한 팬들은 매 장면들이 저절로 머릿속에서 생생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작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만큼 향수를 충분히 채워주면서 극 중심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이야기가 이것이 극장판 슬램덩크라는 신선함도 가져다준다.
특히, 모든 이야기 그리고 숨 막히는 승부가 정점에 다다르는 6초에 대한 묘사는 학생 시절 다음 책장을 넘기는지도 몰랐던 감정을 되살리고 오롯이 극장 안에 긴장감이 감도는 적막함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 봐도 좋았겠지만 그 시절을 공감하는 관객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 좋았다.
기대했던 작화 느낌 그대로!
만화책 원작 초반에는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회가 거듭하고 이야기가 무르익어가면서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그림도 엄청나게 성장한 것을 많은 팬들은 알고 있다.
비디오테이프(TV판) 버전에서는 완성도 있는 작화와 농구 시합 장면들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 극장판에서는 정말 상상하던 높은 퀄리티의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기대 이상이었다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다.
3DCG를 통해 원작 캐릭터들의 느낌과 만화책 속 농구 장면을 아주 역동적이고 훌륭하게 만들어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원작의 사실적인 매력을 충분히 살려낸 부분도 컸다고 할 수 있다.
과감한 음악 선택
음악 또한 우리가 기대하거나 익숙한 버전이 나오지 않고 극장판 오리지널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굉장히 과감한 선택이고 그것 역시도 신선하고 영화와 잘 어울린다.
한 줄 코멘트
슬램덩크 좋아하세요?
평점 : ★★★★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땐 이 추운 겨울 날씨에 함께 농구할 수 있는 친구의 연락처를 뒤지고 있을 정도로 가슴 뛰게 만들었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오는 2023년 1월 4일 개봉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