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옆집사람> 후기
경찰시험 준비생인 청년(오동민)이 친구들과 지독한 술판을 벌인 다음날 깨어보니 바로 옆집 404호에 깨어나게 되고, 피를 흘리고 있는 시체를 발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반부는 유머러스한 정서가 담긴 경시생 청년의 애환을 코믹 드라마를 기대하게 했지만, 문제의 사건이 터지게 되면서 뜻밖의 스릴러 영화로 흘러가게 된다. 그것도 떠나고 싶지만, 절대 떠나서 안되는 특별한 방이라는 공간을 설정해 90여분이 넘는 상영시간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상황만 봤을 때 주인공이 현장을 떠나면 그만인 사건이지만, 영화는 그럴듯한 연속된 설정을 통해 주인공을 이 방안에 묶어두려고 한다. 경찰시험을 바로 앞둔 인물이란 점, 그로 인해 자신이 범인이 되면 인생이 끝날 수 있는 위기 상황,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증거를 찾기 위해 좁은 방안에서 고군분투 하는 주인공, 그런데 하필 그럴 때마다 뜻하지 않은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영화 막판까지 주인공을 괴롭히며, 절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게 된다.
독립영화 규모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옆집사람>은 전자에 언급한 흥미로운 설정과 각본으로 높은 가성비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밀폐된 공간에서 시체와 함께 추리와 단서를 찾는 방식이 <쏘우>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하지만, 잔혹한 설정과 복잡하게 머리를 써야 하는 방식 대신 친근한 주인공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스릴러적인 재미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10평도 안되는 방 안에서 있는 모습부터 이들이 심리전을 펼치다 갈등이 폭발하는 과정은 오늘날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애환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배경이 스릴러와 결합되면서 영화는 웃픈 블랙 코미디로 다가오게 된다. 이처럼 <옆집사람>은 스릴러, 코미디, 풍자물의 장르적 색채를 적절하게 결합된 작품으로 예상치 못한 큰 재미를 전해준다.
주연인 배우 오동민을 비롯한 신예 최희진, <미스터 션샤인>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정현이 열연을 펼치며 오늘날 청춘들의 처절한 생존 싸움을 긴장감 넘치게 표현했다. 반전의 반전이 지속되는 이야기의 흐름을 포기하지 않고 유지한 염지호 감독의 연출력도 인상적 이다. 영화팬에게 뜻밖의 발견이 될 <옆집사람>은 11월 3일 개봉했다.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