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물> 비하인드
1.원래는 20대 중반 남자들의 이야기 였다
-이병헌 감독은 27살 때 영화 <스물>의 초고를 완성했다. 영화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쓴 시나리오로, 초고에는 인물의 연령대가 지금의 스무살이 아닌 그냥 20대의 이야기였다.
그러다가 이 영화가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해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닌 까닭에 구체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뭔가를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하다가 스무살에 첫발을 내딛는 친구들을 등장시키면 귀엽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스무살이 된 어린 친구들의 이야기로 바뀌게 되었다.
특히 지금의 영화가 갖고 있는 ‘병맛’적인 특생을 더 살려서 관객들이 캐릭터들의 ‘꼴값’을 귀엽게 볼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2.원래는 다른 이에게 넘겼는데…다시 감독에게 돌아온 사연
<스물>의 초고가 완성되자마자 다른 제작사에게 시나리오가 팔리게 되면서, 다른 감독이 준비하는 작품이 되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영화가 금방 투자를 받지 못해서 10년 간 영화화가 되지 못했다. 당시 분위기는 현재와 달리 ‘병맛’ 코미디를 낯설어 한 분위기 였다.
이후 이병헌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힘내세요, 병헌씨>를 통해 정식 감독으로 데뷔하게 되면서, 연출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본인이 직접 각색해 감독으로 데뷔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3.감독의 친구들을 모델로 완성한 세 캐릭터
김우빈이 연기한 ‘치호, 강하늘의 ‘경재’, 이준호의 ‘동우’는 이병헌 감독 본인의 친구들을 모델로 완성했다. 남자들이라면 충분히 겪을 법한 이야기로 채워졌고, 세 친구의 개성을 모두 더하게 되었는데, 쓰다보니 그 모습이 감독 본인의 모습이 반영되었음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인들에게 문의해 봤더니 누가 봐도 이병헌 감독의 모습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며, 사실상 자신을 모델로 한 이야기가 되었다고 한다.
4.한 여자를 두고 다른 행동을 하는 세 캐릭터들의 모습들이 담긴 의미
영화 초반 고등학교 시절 장면. 치호, 경재, 동우가 같은 반 여자 아이 소민(정소민)을 놓고 다른 행동을 하는 장면. 유머러스한 이 장면을 통해 세 캐릭터의 개성을 단번에 보여주려고 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소심한 성격을 지닌 동우, 그리고 그보다 너무 소심한 경재, 이 둘과 달리 과격한 방식으로 소민에게 다가가는 치호의 모습이 캐릭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저하는 두 인물과 달리 치호가 준비된 쪽지를 소민에게 던져 ‘소각장으로’ 오라는 신호를 준 장면. 감독 설명에 의하면 이 장면은 영화 <써니>의 패러디였다고 한다. 극 중 소각장에서 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누가 봐도 큰일이 벌어질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5.김우빈이 정소민에게 셀 수없이 여러 번 사과를 한 이유
치호가 소민에게 고백을 한 장면은 너무나 황당하게 그려졌으니…바로, 소민의 가슴에 손을 갖다 댄 장면이었다. 다소 병맛 스럽게 그려진 충격적인 장면이었지만, 실제 촬영은 역시나 민망한 순간이었다고 한다. 김우빈은 너무 미안해서 이 장면을 촬영할 때마다 정소민에게 여러 번 사과를 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