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하는 한국 공포 영화 수작 <기담> 비하인드 & 트리비아

*스포주의! <기담>의 결말과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그대로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시고 기사를 읽을 것을 권합니다.

1. 무려 100만 원에 달했던 김태우의 안경 소품

<기담> 스틸컷

제작진은 강점기 시대 경성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되도록 그 시대에 맞고 고증이 잘 된 소품을 사용하고자 했다. 그중 시대적 분위기를 잘 살린 소품이 엘리트 의사 부부로 나오는 인영(김보경)과 동원(김태우)의 의상 소품이었다.

김보경은 당시 유행한 맥고모자, 하이힐, 단발 웨이브의 퍼머 머리로 등장해 신여성 임을 보여주고자 했다. 김태우의 경우 그 시대에 유행한 양장에 지식인을 상징하는 안경을 착용했는데 이 안경은 무려 1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소품이었다고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 중에는 국내에 단 3대 밖에 없다는 포드 디럭스 세단, 각각 단 1대만 남겨진 쉐보레 마스터, 캐딜락 플리트우드가 등장했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희귀 자동차들이 등장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2. 엄청난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서 완성한 병원 소품들

<기담> 스틸컷

1940년대의 병원 분위기와 그 시대의 소품을 구하기 위해 제작진은 무려 수개월의 시간을 투자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의료 용품에 대한 참고 자료가 전무해서 일본과 외국의 자료를 참고했다. 흥미롭게도 당시 의료기기는 기술 미흡으로 인해 지금의 직선형이 아닌 유선형 구조였다고 한다. 여기에 현재 운반대, 수술 도구는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지만, 이 당시에는 세라믹 법랑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어쩔 수 없이 당시 기술을 토대로 해당 소품들을 만들었다.

휠체어, 운반차, 산소 호흡기, 전기 소작기 역시 직접 제작했고, 일부는 폐업을 앞둔 오래된 병원에서 공수해 사용했다.

3. 수인은 왜 절름발이 인가? & 달팽이의 의미는… 알고보 니 황당한 경험에서 완성된 장면들

<기담> 스틸컷

이동규가 연기한 의사 수인이 절름발이로 등장한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는 줄 알았는데, 정범식 감독 말에 의하면 대본 리딩 연습날 너무 오랫동안 리딩을 한 나머지 이동규가 다리에 쥐가 나 절었던 모습을 보고 즉석에서 추가한 설정이었다고 한다.

포스터에도 등장한 달팽이에 대해서도 상징적인 비밀이 있을 거라 생각해 관객과의 GV 시간에 달팽이에 대해 묻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감독은 “과거 해외를 방문했을 때 차이나타운에서 맛있는 달팽이 요리를 먹었던 기억이 있었다.” 라며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넣었다고 말하며, 의미와 상징 부여는 관객 각자에게 맡겼다.

4. 당시 상영관이 많이 없었던 탓에… 관객들이 서명운동 하게 만든 영화

<기담> 스틸컷

영화가 개봉한 당시에는 <디워>와 <화려한 휴가>가 개봉한 시기였고, 이로 인해 소규모 배급사의 영화들이 극장에 걸리지 못해 많은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기담>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한 관객들이 서명운동을 해 영화의 상영관을 지켜내고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5. 죽은 여성과 ‘영혼결혼식’을 한 정남의 사연과 운명 & 그의 머리가 하얗게 된 이유

<기담> 스틸컷

<기담>의 가장 충격적인 설정은 극 중 정남(진구)과 죽은 여고생 아오이(김주현)의 ‘영혼결혼식’ 장면이다. 1주일간 시신 보관소 당직을 맡게 된 정남은 죽은 아오이에게 애정을 품게 되고, 저녁만 되면 시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된다.

그러다 그는 의도치 않게 살아난 시신에게 끌려가게 되고, 환상 속에서 여고생 소녀와 정사를 치루고 아이까지 낳으면서 맺어지는 환영을 체험한다. 나중에 밝혀진 진실은 아오이는 사실 안생 병원 원장의 딸로 마음에 들지 않는 애인과 떠나려다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자, 죽어서도 자기 딸이 그 애인과 맺어지는 꼴은 볼 수 없었던 원장이 죽은 딸과 살아있는 정남을 영혼결혼식으로 맺어주고 본인은 자결한다.

이후 정남은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아이까지 가졌지만, 이상하게도 정남의 아내, 그리고 그가 이후 재혼한 상대들도 다 모종의 사정으로 사별하는 일들이 발생한다.

<기담> 스틸컷

그 이유는 바로 정남을 평생 따라다닌 소녀 귀신이 있었는데 그 귀신이 계속 정남의 곁에 머무르면서 정남의 아내들에게 참변을 일으켰던 것이다. 그 소녀가 바로 정남과 평생 연을 맺게 된 아오이였던 것이다. 영화의 모든 에피소드가 끝나고 나이 든 정남의 모습이 재등장하면서 그는 이 소녀가 자신의 곁에 평생 동안 붙어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그래서 정남의 머리 한 부분이 어느 순간 하얗게 세어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이 설정은 ‘귀신에 씌었을 때 머리가 센다’는 옛 설화에서 따온 것이다. 정남이 아오이와 첫날밤을 보냈다는 것을 나타낸 표식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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